김상혁 원장의 안과 진료실

외상 후 발생한 junctional chiasmal syndrome: 시야와 OCT가 말해주는 병변의 위치

mdreye 2026. 3. 31. 11:34

외상 후 발생한 junctional chiasmal syndrome: 시야와 OCT가 말해주는 병변의 위치

— traumatic optic pathway injury를 시야와 ganglion cell analysis로 해석해보기

외상 환자에서 시력저하와 시야장애를 볼 때, 우리는 흔히 직접적인 시신경 손상, 망막 손상, 혹은 안와 골절에 동반된 압박성 변화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 증례는 조금 다릅니다.
19세 오토바이 사고 환자에서 우측 안와 골절과 함께 우측 ophthalmic artery 기시부를 포함하는 internal carotid artery dissection이 있었고, 이후 우안 시력저하(20/200), 우측 RAPD, 우측 시신경 창백, 그리고 비대칭적 bitemporal visual field loss가 확인되었습니다. OCT ganglion cell analysis에서는 junctional pattern의 ganglion cell-inner plexiform layer(GCIPL) 손실이 관찰되었고, 저자들은 이를 trauma로 인한 junctional chiasmal syndrome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짧은 증례를 바탕으로,

  1. 환자의 병변이 어디에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지,
  2. 왜 이런 형태의 시야결손이 나타나는지,
  3. 그리고 병변 위치에 따라 시야결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차근차근 리뷰해보겠습니다.

1. 이 증례의 핵심: “한쪽 시신경 + 교차부 전방”이 함께 다친 패턴

이 증례에서 가장 중요한 표현은 junctional chiasmal syndrome입니다.
이 말은 단순히 “시신경이 다쳤다”는 뜻이 아니라, 한쪽 시신경의 말단부와 시교차의 전방부(anterior chiasm) 사이, 즉 말 그대로 junction 부위가 침범되었음을 시사합니다.

이 부위가 중요한 이유는 해부학적으로 두 가지 섬유가 아주 가깝게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 한쪽 눈 전체 정보를 싣고 오는 동측 시신경 섬유
  • 반대편 비측 망막에서 와서 교차하는 하비측 섬유(inferonasal crossing fibers)

그래서 이 부위가 손상되면 임상적으로 두 가지가 동시에 섞여 보입니다.

  • 병변 쪽 눈의 시력저하, RAPD, 시신경 위축
  • 양안의 temporal visual field defect, 특히 반대안 temporal field defect가 비교적 뚜렷한 형태

즉, 이 증례에서 우안에 시력저하와 RAPD, 시신경 pallor가 있었다는 점은 우측 시신경 자체 손상을 강하게 시사하고, 여기에 asymmetric bitemporal field loss가 겹친다는 것은 손상이 단순 안구/안와 수준을 넘어 시교차 전방까지 영향을 주었다는 해석으로 이어집니다.


2. 왜 bitemporal defect가 생기는가?

시야 해석의 핵심은 언제나 망막-시야의 뒤집힌 대응 관계입니다.

  • 망막의 비측 섬유는 temporal visual field를 담당
  • 이 비측 섬유는 시교차에서 반대편으로 교차
  • 따라서 시교차 병변은 양안 temporal field defect를 만들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케이스는 전형적인 대칭성 chiasmal compression과는 조금 다릅니다.
왜냐하면 병변이 정중앙 시교차 전체가 아니라 우측 optic nerve-chiasm junction에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야결손도 완전히 대칭적인 bitemporal hemianopia가 아니라, 논문 표현대로 asymmetric bitemporal loss로 나타납니다.

쉽게 말하면,

  • 우측 시신경 손상 때문에 우안은 전반적으로 기능이 더 많이 떨어지고
  • 동시에 시교차 전방부 손상 때문에 교차하는 섬유가 침범되어 좌안 temporal field defect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 결과적으로 검사상은 양측 temporal defect처럼 보이되, 좌우가 비대칭적인 패턴이 됩니다

이 점이 바로 이 증례가 흥미로운 이유입니다.
한쪽 눈의 단순 외상성 시신경병증이라면 보통 한 눈 중심의 결손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케이스에서는 시교차 전방부 involvement를 시야가 먼저 암시하고 있습니다.


3. OCT ganglion cell analysis가 왜 중요한가?

이 증례에서는 Humphrey visual field뿐 아니라 OCT ganglion cell analysis에서 junctional pattern의 GCIPL loss가 관찰되었습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 이유는, 시야검사는 기능검사이고 OCT는 구조검사이기 때문입니다.
둘이 서로 맞아떨어질 때 병변의 위치를 더 자신 있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3-1. ganglion cell layer는 왜 시교차 병변 해석에 유용한가?

망막의 ganglion cell은 시신경을 이루는 출발점입니다. 따라서 시신경, 시교차, 시삭 쪽 병변이 있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역행성 변성(retrograde degeneration) 또는 transsynaptic/retrograde structural change 형태로 ganglion cell thinning이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macular GCIPL 분석은 중심부 섬유의 손실 패턴을 꽤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 단순 녹내장성 손상인지
  • 시신경 병증인지
  • chiasmal pattern인지
    감별에 도움을 줍니다.

3-2. junctional pattern은 어떤 모습인가?

전형적으로 junctional lesion에서는

  • 병변 쪽 눈에서 더 광범위하거나 중심을 포함하는 ganglion cell 손실
  • 반대안에서는 주로 nasal hemimacular loss에 해당하는 패턴
    이 관찰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반대안의 비측 망막 섬유가 교차하여 손상되기 때문입니다.
망막의 비측 반쪽 손실은 시야로 보면 temporal defect와 연결됩니다.

즉, OCT에서 한 눈은 “optic neuropathy처럼” 보이고, 다른 눈은 “chiasmal crossing fiber damage처럼” 보이면, 이것은 단순 단안 질환이 아니라 junction lesion을 강하게 시사하는 구조적 단서가 됩니다.


4. 이 환자의 병변과 시야의 상관관계를 자세히 해석해보면

이 증례를 임상적으로 풀어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4-1. 우안 시력저하 20/200, RAPD, optic disc pallor

이 세 가지는 거의 교과서적으로 **우측 전시신경로(prechiasmal optic neuropathy)**를 시사합니다.
즉, 우안 자체로 들어오는 신호가 이미 많이 손상되었다는 뜻입니다.

  • 시력저하: 중심 시야 또는 전체 전달 효율 저하
  • RAPD: 우안 afferent input 감소
  • optic disc pallor: 축삭 손실 이후의 구조적 결과

4-2. 그런데 시야는 왜 우안만 이상하지 않고 bitemporal인가?

이 부분이 핵심입니다.
만약 병변이 우측 시신경에만 국한되었다면, 우안 중심의 diffuse depression, central scotoma, altitudinal defect 등 다양한 단안성 패턴으로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asymmetric bitemporal field loss가 나왔습니다.
즉, 병변이 우측 시신경 끝부분에서 시교차 전방부까지 걸쳐 있다고 보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4-3. 외상과 혈관 손상이 어떻게 이런 패턴을 만들었을까?

논문 요약에 따르면 환자는 traumatic orbital fracturesinternal carotid artery dissection involving the origin of the right ophthalmic artery가 있었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몇 가지 기전이 가능해 보입니다.

  • 외상 자체에 의한 직접적 전시신경로 손상
  • 안와 첨부 혹은 optic canal 인접부의 압박/견인
  • ophthalmic artery 기시부 연관 혈류 저하에 따른 허혈성 손상
  • 시신경-시교차 접합부 주변의 복합적인 기계적 + 혈관성 손상

즉, 단순 blunt trauma만이 아니라 외상 후 혈관 박리와 허혈 요소가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이 증례를 더 입체적으로 만듭니다.


5. 병변 위치에 따른 시야병변의 차이

이 부분은 실제 임상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증례를 이해하려면, 병변 위치별 시야 패턴을 비교해 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5-1. 망막 병변

망막 병변은 대개 수평선이나 수직선보다 망막 해부학을 따르는 국소 결손을 보입니다.

예:

  • 황반 병변 → 중심암점
  • 분지망막동맥폐쇄 → 해당 영역의 sectoral defect
  • 망막박리 → 병변 위치와 반대 방향 시야결손

특징:

  • 보통 한 눈에 국한
  • fundus 소견과 잘 연결됨
  • chiasmal lesion처럼 양안 temporal defect를 만들지는 않음

5-2. 시신경 병변 (prechiasmal optic neuropathy)

시신경 병변은 원칙적으로 단안성 시야결손입니다.

가능한 패턴:

  • central scotoma
  • cecocentral scotoma
  • diffuse depression
  • altitudinal defect
  • arcuate-like defect

특징:

  • 시력저하, 색각저하, RAPD 동반 가능
  • 반대안 temporal defect는 설명되지 않음
  • 따라서 이번 증례처럼 bitemporal 요소가 보이면 단순 시신경 병변만으로는 부족

5-3. 시교차 병변 (classic chiasmal lesion)

전형적인 시교차 병변은 양안 temporal hemianopia입니다.

왜냐하면:

  • 양안 비측 망막 섬유가 시교차에서 교차하기 때문입니다

대표 원인:

  • pituitary adenoma
  • suprasellar mass
  • tuberculum sellae meningioma 등

특징:

  • 대체로 비교적 대칭적
  • 초기에는 상측 temporal defect부터 시작할 수도 있음
  • 중심부 침범 여부는 압박 위치와 정도에 따라 다름

5-4. optic nerve–chiasm junction 병변

이번 케이스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전형적 특징:

  • 병변 쪽 눈: 시력저하, RAPD, optic neuropathy 소견
  • 반대안: temporal field defect
  • 전체적으로 보면 junctional scotoma 혹은 asymmetric bitemporal defect

즉,
“한쪽 눈은 시신경병증처럼 보이는데, 다른 눈에서도 temporal defect가 보인다”
이 조합이 바로 junction lesion의 힌트입니다.


5-5. optic tract 이후 병변

시삭, 외측슬상체, 시방사, 후두엽 병변은 **동측성 단안 결손이 아니라 동명반맹(homonymous defect)**을 만듭니다.

예:

  • 우측 optic tract/retrochiasmal lesion → 좌측 homonymous hemianopia
  • 후두엽 병변 → macular sparing 동반 가능

특징:

  • 양안이 같은 방향으로 빠짐
  • temporal-temporal 패턴이 아니라 left-left or right-right 패턴

그래서 bitemporal defect를 보면 retrochiasmal lesion보다는 먼저 chiasm 쪽을 떠올려야 합니다.


6. 이 케이스가 임상적으로 주는 메시지

이 증례가 짧지만 강렬한 이유는,
외상 후 시력저하를 단순한 traumatic optic neuropathy로만 보면 놓칠 수 있는 시야 해석 포인트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외상 환자에서

  • 시력저하가 한쪽 눈에 있고
  • RAPD가 있으며
  • disc pallor까지 보인다면

우리는 쉽게 “우측 시신경 손상”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반대안 temporal defect 또는 비대칭 bitemporal defect가 보이면, 병변은 더 이상 단순 prechiasmal lesion이 아닐 수 있습니다.

즉, 시야는 단순히 “나쁘다/정상이다”를 보는 검사가 아니라,
병변의 좌표를 찍어주는 지도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OCT ganglion cell analysis는 그 지도를 구조적으로 다시 확인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번 증례는 바로 그 기능-구조 상관관계가 잘 드러난 사례입니다.


7. 정리: 이 증례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 증례는 외상 후 발생한 시력저하 환자에서, 한쪽 시신경 손상 소견과 비대칭적 bitemporal visual field defect, 그리고 junctional GCIPL loss 패턴이 함께 나타나면서 optic nerve–chiasm junction 손상, 즉 junctional chiasmal syndrome을 시사한 드문 사례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임상적으로는 다음을 기억할 만합니다.

  • 단안 시력저하 + RAPD만 보면 시신경병증처럼 보일 수 있다
  • 하지만 시야에서 반대안 temporal defect가 보이면 병변을 시교차 전방까지 확장해서 생각해야 한다
  • OCT ganglion cell analysis는 이러한 해부학적 추정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구조적 단서가 된다

참고한 자료

Eshtiaghi A, Kapadia A, Sharma RA. Junctional Pattern of Ganglion Cell Loss from Trauma. Ophthalmology. 2025. Pictures & Perspectives 형식의 증례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