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안압 모니터링’ 기술을 둘러싼 오해와 현실
녹내장을 진단받은 많은 환자들이 이렇게 묻습니다.
“안압이 가장 중요하다는데,
하루에 한 번 재는 걸로 충분한가요?”
“밤에 안압이 오르면 알 방법이 없지 않나요?”
이 질문에서 출발해, 최근 몇 년간 안과 분야에서는
‘지속적 안압 모니터링(continuous intraocular pressure monitoring)’ 이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5년 Ophthalmology에 발표된 논문은
이 질문에 대해 하나의 실험적 해답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기술이 가진 한계도 분명히 보여줍니다.
왜 ‘지속적 안압’이 필요한가?
안압(Intraocular Pressure, IOP)은
녹내장에서 유일하게 조절 가능한 위험 인자입니다.
문제는 안압이 생각보다 매우 변동적이라는 점입니다.
- 하루 중에도 크게 변하고
- 자세, 수면, 혈압, 약물에 따라 달라지며
- 가장 높은 안압은 외래 시간대가 아닌 밤이나 새벽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측정하는 안압은
외래에서 짧은 순간에 한 번 측정한 값입니다.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등장한 것이
‘연속 또는 반복 안압 모니터링’ 기술입니다.

EYEMATE-SC: 눈 안에 넣는 안압 센서
2025년 논문에서 다룬 장치는
EYEMATE-SC 라는 이식형 안압 센서입니다.
이 장치는 무엇을 하나?
- 눈 속 상맥락막 공간(suprachoroidal space) 에 삽입
- 직접 압력(mmHg) 을 측정
- 배터리 없음
→ 외부 리더가 가까이 오면 전력 공급 + 데이터 수집 - 환자가 스스로 하루 여러 번 측정 가능
중요한 점 하나
자동으로 24시간 계속 기록하는 장치는 아닙니다.
논문에서 보고된
“하루 평균 5회 측정”은
환자가 의식적으로 측정 버튼을 누른 횟수입니다.
즉,
- 완전한 의미의 ‘지속적 측정’ ❌
- 장기 반복(on-demand) 측정 ⭕
아이디어는 좋은데… 너무 침습적이지 않을까?
이 의문은 매우 타당합니다.
EYEMATE-SC는:
- 눈 안에 영구 삽입
- 단독 시술이 아니라
녹내장 수술과 함께 시행
즉,
모든 녹내장 환자를 위한 기술이 아니라
이미 수술이 필요한 일부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기술입니다.
또한,
- 장기적(10년 이상) 안전성 데이터는 아직 없음
- 비용·확장성 문제도 남아 있음
그래도 의미가 있는 이유
EYEMATE-SC의 진짜 가치는
“안압이 몇 mmHg인가?” 보다
안압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논문에서는:
- 외래에서는 보이지 않던
야간 피크 - 하루 중 특정 시간대의 반복적 상승
- 개인별 안압 패턴
을 실제로 포착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럼 콘택트렌즈 센서(CLS)는 안압계일까?
많이 혼동되는 부분입니다.
Contact Lens Sensor(CLS) 는
이름 때문에 종종 ‘안압계’로 오해받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CLS는 안압계가 아닙니다.
CLS가 실제로 재는 것
- 안압(mmHg) ❌
- 각막–공막 접합부의 미세한 변형(strain) ⭕
안압이 올라가면 눈이 아주 조금 늘어나는데,
CLS는 이 형태 변화를 전기 신호로 기록합니다.
왜 CLS는 mmHg를 줄 수 없을까?
그 이유는 구조적입니다.
- 사람마다 눈의 단단함(공막 강성)이 다르고
- 같은 안압 변화라도
변형의 크기는 완전히 다르게 나타납니다.
즉,
‘변형 → 안압’으로 환산할
보편적인 공식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CLS는:
- 절대 안압 ❌
- 상대적 변화 패턴 ⭕
만 제공합니다.
그럼 CLS는 쓸모없는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CLS의 역할은 이것입니다.
- “안압이 몇 mmHg인가?” ❌
- “이 환자의 안압은 언제, 얼마나 변하는가” ⭕
특히:
- 정상안압녹내장
- 외래 안압은 정상인데 진행하는 경우
- 수면 중 안압 상승이 의심되는 경우
에서 개념적으로 매우 강력한 도구입니다.
두 기술의 차이를 한눈에 보면
| 침습성 | 침습적 | 비침습 |
| 측정값 | mmHg | 상대 변화 |
| 자동 연속 기록 | ❌ | ⭕ |
| 절대 안압 | ⭕ | ❌ |
| 핵심 가치 | 숫자 + 패턴 | 패턴 |
이 둘은 경쟁 기술이 아니라 철학이 다른 기술입니다.
그래서 ‘지속적 안압 모니터링’의 현실은?
현재 시점에서의 답은 이것입니다.
완전한 의미의 24시간 자동 안압 기록은
아직 현실적인 기술이 아니다.
대신:
- 반복 측정으로 패턴을 이해하고
- 안압 숫자보다 변동성과 리듬을 해석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이동 중입니다.
정리하면
- 안압은 ‘한 번의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다
- EYEMATE-SC는 침습적이지만 절대값(mmHg)을 준다
- CLS는 비침습적이지만 패턴만 보여준다
- 둘 다 기존 외래 안압 측정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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