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으로 보는 안과

안압을 계속 재면 녹내장을 더 잘 알 수 있을까?

mdreye 2026. 1. 24. 17:19

‘지속적 안압 모니터링’ 기술을 둘러싼 오해와 현실

녹내장을 진단받은 많은 환자들이 이렇게 묻습니다.

“안압이 가장 중요하다는데,
하루에 한 번 재는 걸로 충분한가요?”
“밤에 안압이 오르면 알 방법이 없지 않나요?”

이 질문에서 출발해, 최근 몇 년간 안과 분야에서는
‘지속적 안압 모니터링(continuous intraocular pressure monitoring)’ 이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5년 Ophthalmology에 발표된 논문은
이 질문에 대해 하나의 실험적 해답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기술이 가진 한계도 분명히 보여줍니다.

 


왜 ‘지속적 안압’이 필요한가?

안압(Intraocular Pressure, IOP)은
녹내장에서 유일하게 조절 가능한 위험 인자입니다.

문제는 안압이 생각보다 매우 변동적이라는 점입니다.

  • 하루 중에도 크게 변하고
  • 자세, 수면, 혈압, 약물에 따라 달라지며
  • 가장 높은 안압은 외래 시간대가 아닌 밤이나 새벽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측정하는 안압은
외래에서 짧은 순간에 한 번 측정한 값입니다.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등장한 것이
‘연속 또는 반복 안압 모니터링’ 기술입니다.


EYEMATE-SC: 눈 안에 넣는 안압 센서

2025년 논문에서 다룬 장치는
EYEMATE-SC 라는 이식형 안압 센서입니다.

이 장치는 무엇을 하나?

  • 눈 속 상맥락막 공간(suprachoroidal space) 에 삽입
  • 직접 압력(mmHg) 을 측정
  • 배터리 없음
    → 외부 리더가 가까이 오면 전력 공급 + 데이터 수집
  • 환자가 스스로 하루 여러 번 측정 가능

중요한 점 하나

자동으로 24시간 계속 기록하는 장치는 아닙니다.

논문에서 보고된
“하루 평균 5회 측정”은
환자가 의식적으로 측정 버튼을 누른 횟수입니다.

즉,

  • 완전한 의미의 ‘지속적 측정’ ❌
  • 장기 반복(on-demand) 측정

아이디어는 좋은데… 너무 침습적이지 않을까?

이 의문은 매우 타당합니다.

EYEMATE-SC는:

  • 눈 안에 영구 삽입
  • 단독 시술이 아니라
    녹내장 수술과 함께 시행

즉,

모든 녹내장 환자를 위한 기술이 아니라
이미 수술이 필요한 일부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기술입니다.

또한,

  • 장기적(10년 이상) 안전성 데이터는 아직 없음
  • 비용·확장성 문제도 남아 있음

그래도 의미가 있는 이유

EYEMATE-SC의 진짜 가치는
“안압이 몇 mmHg인가?” 보다
안압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논문에서는:

  • 외래에서는 보이지 않던
    야간 피크
  • 하루 중 특정 시간대의 반복적 상승
  • 개인별 안압 패턴

을 실제로 포착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럼 콘택트렌즈 센서(CLS)는 안압계일까?

많이 혼동되는 부분입니다.

Contact Lens Sensor(CLS)
이름 때문에 종종 ‘안압계’로 오해받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CLS는 안압계가 아닙니다.

CLS가 실제로 재는 것

  • 안압(mmHg) ❌
  • 각막–공막 접합부의 미세한 변형(strain)

안압이 올라가면 눈이 아주 조금 늘어나는데,
CLS는 이 형태 변화를 전기 신호로 기록합니다.


왜 CLS는 mmHg를 줄 수 없을까?

그 이유는 구조적입니다.

  • 사람마다 눈의 단단함(공막 강성)이 다르고
  • 같은 안압 변화라도
    변형의 크기는 완전히 다르게 나타납니다.

즉,

‘변형 → 안압’으로 환산할
보편적인 공식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CLS는:

  • 절대 안압 ❌
  • 상대적 변화 패턴

만 제공합니다.


그럼 CLS는 쓸모없는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CLS의 역할은 이것입니다.

  • “안압이 몇 mmHg인가?” ❌
  • “이 환자의 안압은 언제, 얼마나 변하는가” ⭕

특히:

  • 정상안압녹내장
  • 외래 안압은 정상인데 진행하는 경우
  • 수면 중 안압 상승이 의심되는 경우

에서 개념적으로 매우 강력한 도구입니다.


두 기술의 차이를 한눈에 보면

구분EYEMATE-SCCLS
침습성 침습적 비침습
측정값 mmHg 상대 변화
자동 연속 기록
절대 안압
핵심 가치 숫자 + 패턴 패턴

이 둘은 경쟁 기술이 아니라 철학이 다른 기술입니다.


그래서 ‘지속적 안압 모니터링’의 현실은?

현재 시점에서의 답은 이것입니다.

완전한 의미의 24시간 자동 안압 기록은
아직 현실적인 기술이 아니다.

대신:

  • 반복 측정으로 패턴을 이해하고
  • 안압 숫자보다 변동성과 리듬을 해석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이동 중입니다.

정리하면

  • 안압은 ‘한 번의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다
  • EYEMATE-SC는 침습적이지만 절대값(mmHg)을 준다
  • CLS는 비침습적이지만 패턴만 보여준다
  • 둘 다 기존 외래 안압 측정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