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수술을 하면 약시 시력이 더 좋아질까?
내사시는 빨리 수술해야 한다는 말과 어떻게 같이 이해해야 할까
소아 사시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보호자들이 자주 묻습니다.
“수술하면 시력이 더 좋아지나요?”
“내사시는 빨리 수술해야 약시가 안 생긴다던데요?”
이 두 말은 얼핏 들으면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시점을 이야기하는 말입니다.
즉,
내사시를 조기에 교정하는 것과
이미 생긴 사시성 약시에서 수술이 시력을 더 올려주는가는
같은 질문이 아닙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부분을 조금 더 차분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사시수술은 약시 시력을 직접 올려주는 치료일까
대규모 실제 진료 데이터 분석에서는, 소아 및 청소년 사시 환자 가운데 약시가 동반된 경우를 대상으로 사시수술을 진단 전 또는 진단 후 6개월 이내에 받은 군과 수술을 받지 않았거나 더 늦게 받은 군을 비교했습니다. 대상은 3세부터 17세까지였고, 전체 분석 환자 수는 2만 명이 넘었습니다.
결과를 먼저 말하면,
시력은 전체적으로 좋아졌지만 수술 여부에 따라 더 좋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연구에서 약시안의 평균 시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유의하게 호전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약 2년 동안 평균 1.7줄 정도 시력이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이 호전은 수술군과 비수술군 모두에서 비슷하게 나타났고, 6개월, 12개월, 24개월 어느 시점에서도 두 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습니다.
즉, 이 연구의 메시지는 비교적 명확합니다.
사시수술은 사시성 약시 환자에서 시력 회복을 더 빠르게 하거나 더 크게 만들지는 않았다.
반대로 말하면, 수술을 했다고 해서 약시 치료가 방해되는 것도 아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사시는 왜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할까
여기서 꼭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내사시를 빨리 교정해야 한다”는 말은 약시를 예방하는 맥락의 이야기이고,
“사시수술이 약시 시력을 더 올려주느냐”는 이미 약시가 생긴 뒤의 치료 결과 이야기입니다.
특히 영아 내사시나 지속적인 내사시에서는
양안 정렬이 깨지고, 비정상적인 양안시 입력이 이어지며, 억제와 비정상 망막대응, 양안시 발달 저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은 결국 약시 발생 위험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내사시 환자에서 조기 정렬, 즉 필요 시 비교적 빠른 수술을 고려하는 이유는
수술이 약시를 직접 치료해서 시력을 올리기 때문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시기능 환경이 오래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이 점은 보호자 설명 때 매우 중요합니다.
“수술하면 시력이 올라간다”는 설명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정렬이 오래 무너지면 시기능 발달에 불리할 수 있어 적절한 시기에 교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은 충분히 타당합니다.
이 연구가 다룬 환자들은 이미 약시가 있는 아이들이었다
이번 분석은 이미 약시와 사시 진단이 함께 붙은 소아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고, 시력 분석에서는 기준 시력이 20/30보다 나쁜 경우만 포함했습니다. 즉, 이 연구는 애초에 약시가 생기기 전 예방 효과를 보는 연구가 아니라, 이미 약시가 존재하는 아이들에서 수술이 추가적인 시력 이득을 주는지를 보는 연구입니다.
따라서 이 결과를 보고
“그렇다면 내사시는 늦게 수술해도 된다”
라고 해석하면 안 됩니다.
이 논문이 말하는 것은
이미 약시가 생긴 상황에서는 수술 자체가 시력 회복의 핵심 치료가 아니다
라는 점입니다.
약시 치료의 중심은 여전히
굴절교정, 가림치료, 아트로핀 치료, 순응도 관리 같은 전통적인 약시 치료입니다.
이 연구에는 외사시만 포함된 것이 아니라 내사시가 더 많았다
간혹 이런 결과를 보면
“외사시는 그렇다 쳐도, 내사시는 다르지 않나?”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는 외사시만 본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사시가 가장 많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전체 환자 중
내사시가 약 67.5%,
외사시가 약 29.7%,
수직사시가 약 2.8%였습니다.
즉, 이 결과는 내사시가 충분히 포함된 데이터에서 나온 결론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 여부가 시력 결과를 유의하게 바꾸지 않았다는 점은,
다시 말해 내사시 수술의 목적을 시력 자체의 상승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IRIS-50 치료 성공률에서도 수술 효과는 없었다
이 연구에서는 시력의 평균 변화뿐 아니라, 일정 기준을 넘어서면 치료 성공으로 보는 IRIS-50도 함께 분석했습니다.
여기서 치료 성공은
- 약시안 시력이 0.30 logMAR 이상, 즉 3줄 이상 좋아졌거나
- 최종 시력이 20/30 이상에 도달한 경우
중 하나를 만족하면 해당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준으로 보아도,
수술군이 비수술군보다 성공률이 높지 않았습니다.
전체 환자에서 수술군의 성공 오즈비는 1.028이었고,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연령대별로 나누어 보아도 3–7세, 8–12세, 13–17세 어느 군에서도 유의한 차이는 없었습니다.
즉, 평균 시력 변화로 보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시력 회복 기준으로 보든,
사시수술이 약시 치료 성공률을 더 높여주지는 않았다는 점이 일관되게 확인된 것입니다.

연령은 여전히 중요했다
수술 여부와 별개로, 이 연구에서 가장 뚜렷했던 변수 중 하나는 나이였습니다.
가장 시력 호전이 뚜렷했던 군은 3–7세였고,
8–12세에서도 유의한 호전이 있었습니다.
반면 13–17세에서는 시력 변화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이 결과는 우리가 임상에서 이미 알고 있는 사실과도 잘 맞습니다.
약시 치료 반응은 결국 신경가소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대체로 나이가 어릴수록 더 좋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8–12세에서도 완전히 늦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초등 고학년 연령에서도 약시 치료를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줍니다.

그럼 사시수술은 왜 하는가
이쯤 되면 보호자 입장에서는 이런 질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럼 수술은 왜 하나요?”
이 질문에는 분명한 답이 있습니다.
사시수술의 목적은
눈의 위치를 바로잡고,
양안시 환경을 개선하며,
외관상 불편을 줄이고,
경우에 따라 삶의 질과 기능적 불편을 개선하는 데 있습니다.
즉, 수술은 매우 중요한 치료이지만,
그 목표를 약시 시력 상승 자체로만 이해하면 안 됩니다.
임상에서는 다음처럼 정리하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 내사시, 특히 지속적인 내사시에서는 조기 정렬이 중요할 수 있다.
이는 약시와 양안시 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측면이 있다. - 이미 약시가 생긴 뒤에는 시력 회복의 중심이 약시 치료다.
안경, 가림, 아트로핀, 순응도 관리가 핵심이다. - 사시수술은 필요할 때 적절히 시행하되, 그것이 시력을 직접 올려주는 치료라고 설명해서는 안 된다.
이 세 문장을 같이 이해해야 실제 진료와 가장 잘 맞습니다.
이 연구를 해석할 때 주의할 점
물론 이 연구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IRIS Registry 기반 연구이므로 실제로 어떤 약시 치료가 얼마나 시행되었는지, 예를 들어 가림치료를 얼마나 잘 했는지, 아트로핀을 썼는지 같은 세부 정보는 부족합니다. 또한 수술의 중요한 결과인 안구정렬도 자체나 양안시 기능, 입체시 같은 정보는 충분히 분석할 수 없었습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굴절이상성 약시 요소가 섞였을 가능성도 언급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논문은
“수술이 아무 의미 없다”는 결론이 아니라,
**“수술의 의미를 시력 회복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쪽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정리
이번 연구를 임상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시성 약시가 이미 있는 아이에서
사시수술은 시력 회복을 더 좋게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이
내사시 수술을 늦춰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내사시는 조기에 정렬해 주는 것이
약시와 양안시 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측면에서 중요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미 약시가 생긴 뒤에는
시력 회복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약시 치료이며,
수술은 정렬과 기능, 외관, 삶의 질 측면에서 의미를 가집니다.
즉,
내사시는 조기 교정이 중요할 수 있고,
사시수술은 필요하지만,
그 수술이 약시 시력을 직접 올려주는 치료는 아니다.
이 세 가지를 함께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참고사항
이번 글은 아래 논문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Visual Outcomes after Strabismus Surgery in Pediatric Patients with Strabismic Amblyopia: An IRIS Registry Study (Ophthalmology,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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